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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전의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아시아인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민들 역시 소작농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요즘 배우 윤여정 님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미나리’라는 영화 역시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는 제미교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요. 일찍이 대공황을 배경으로 가난한 소작인 가족들의 이야기로 노벨상은 물론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작가가 있습니다.
분노의 포도
분노의 포도는 기자이자 소설가였던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인데요. 줄거리는 대공황 시기 가난한 소작인 가족 조드 일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가뭄과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농업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쫓기듯이 집을 떠나게 됩니다. 이러한 비참한 상황에서 그들은 또 다른 오클라호마 사람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센트럴 벨리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땅과 일자리와 인간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 일하지만 노동자에대한 착취가 있는 고통의 땅이 되고 맙니다. 분노의 포도는 1939년 발표되었습니다. 저자인 존 스타인벡의 생애를 살펴보면 그는 1902년 2월 27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라는 곳에서 정부 회계사의 외아들로 태어납니다. 그는 전형적인 엄친아였으며 공부와 운동을 잘했다고 합니다.
그는 예술감각이 있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문학에 대한 애착을 느꼈으며 고등학생 때 문학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이어 스타인벡은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는 학위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골라 6년간 수강을 계속했지만 결국 대학 졸업장은 따지 못했다고 전해집니다. 스타인벡은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기 위해 1925년 뉴욕으로 건너갑니다. 그리고 당시 한창 개발이 진행되었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기사를 썼다고 합니다. 이어 1929년 첫 소설 ‘황금의 컵’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스타인벡은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전념하게 됩니다.
그는 1932년 출판한 ‘천국의 초원’을 통해 당시 자신이 살았던 캘리포니아를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두 번째 소설 ‘미지의 신에게’에서는 사람과 땅의 관계를 가장 강렬한 필치로 묘샤했으며 1935년 작 ‘납작한 토티어’역시 비평가들의 평이 좋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노동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스타인벡은 1936년 지역 포도 농장 일꾼들의 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효과적으로 묘사한 ‘수상한 싸움’을 발표합니다. 이듬해 ‘생쥐와 인간’은 구성이 매우 잘 짜여 있으며 두 명의 떠돌이 농장 노동자들이 펼치는 특별한 우정을 담았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에 떠돌이 농장 근로자들의 문제를 파헤치는 글도 연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글들은 그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를 완성하는 훌륭한 재료가 되었습니다. 분노의 포도는 오클라호마주 소작농가들이 자신의 토지를 은행에 빼앗기는 억울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이들 농가는 광대한 평원을 건너 약속의 땅이라고 소문난 캘리포니아로 가지만 결국 떠돌이 품팔이 신세로 전락하고 맙니다. 분노의 포도는 사회적 저항과 함께 생존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분노의 포도는 당시 초판 50만 부가 팔려나가며 전국적인 열풍이 불게 됩니다. 이 소설은 194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만들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화제가 됩니다. 1950년 스타인벡은 답답하며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1952년에 집필한 ‘에덴의 동쪽’은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에 온 아일랜드계와 동부에서 온 두 가문의 몇 대에 걸친 갈등의 역사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합니다. 스타인벡은 1962년 12월 20일 뉴욕에서 66세의 나이로 사망하게 됩니다. 대공황 당시에는 빈번하게 발생했었던 문제였지만 우리나라에도 미국으로 건너가서 인간이하의 삶을 살아간 교포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 저희 고모의 가정도 미국으로 이주하여 닭 머리를 치는 공장에서 수년간 일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한국에서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그들의 현실은 이주 노동자였을 뿐입니다. 고모의 가정은 지금도 건물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더 나은 환경을 끊임 없이 추구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따금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평생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무엇이 좋은 길인지는 나중에 그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있으냐에 달린 것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