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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신심리주의나 리얼리즘을 아주 오래전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문학가 이상의 날개라는 작품인데요. 날개는 1936년 종합지인 <조광>에 발표된 작품으로 신심리주의나 심화된 리얼리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문학 속에서도 다양한 인간의 심리와 정신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일찍이 심리와 마음을 표현한 글들의 우수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날개의 줄거리

 

날개의 줄거리는 자식 청년인 ‘나’는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내에게 사육되는 인물입니다. ‘나’는 몸이 건강하지 못하고 자아의식이 강하며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인데요. 오직 한번의 시행착오로 인하여 아내를 차지해본 이외에는 단 한 번도 아내의 남편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아내가 외출하고 난 후에는 아내의 방에 들어가서 화장품 냄새를 맡거나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우면서 아내에 대한 욕구를 대신하고는 합니다. 아내는 자신의 매음 행위에 거추장스러운 ‘나’를 볕 안 드는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항상 수면제를 먹이고 재웁니다.

 

나는 그약이 감기약인 줄 알고 지내던 어느 날 그것이 수면제임을 깨닫고 산으로 올라가서 아내를 연구하게 됩니다.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르는 수면제를 한꺼번에 여섯 개씩이나 먹고 일주일을 자고야 깨어나게 됩니다.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하며 ‘나’는 아내에게 사죄하러 집으로 돌아갔다가 아내의 매음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도망쳐 나온 ‘나’는 쏘다니던 끝에 미스꼬시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물여섯 해의 과거를 회상하게 됩니다. 이때 정오의 사이렌이 울리고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 꾸나라고 외치고 싶어 집니다. 작가 이상은 일제 강점기의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로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작가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입니다.

 

그는 1910년 9월 23일 경성부 서서 인달방 사직동계 사직동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김해경입니다. 형제로 누이동생과 남동생이 있으며 부친인 김영창은 일본 강점 전 구한말 당시 궁내부 활판 소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절단된 후 일을 그만두고 집 근처에 이발관을 개업하여 가정을 꾸렸습니다. 1917년 신명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불교 중앙 교무원에서 경영했던 동경 학교에 입학합니다. 1922년 동광 학교가 보통학교와 병합되자 보성고보에 편입하게 됩니다. 재학 중에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화가 지망생이 되었으며 학업 성적은 상급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1929년 경성 고등 공업학교 건축부를 수석으로 졸업하였으며 학교의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1930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일반인에게 홍보하기 위해 펴내던 잡지 <조선> 국문판에 데뷔작이자 유일한 장편소설인 <12월 12일>을 필명 이상으로 연재하였습니다. 1931년 이상은 폐결핵 감염사실을 진단받게 되고 병의 증세가 점차 악화됩니다. 1933년 폐결핵으로 직무를 수행키 어렵게 되자 기수직에서 물러앉고 봄에 황해도 배천 온천에서 요양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알게 된 기생 금홍을 서울로 불러 다방 제비를 개업하면서 동거하며 정지용의 주선을 통하여 잡지 <가톨닉 청년>에 꽃나무, 이런 시 등을 국문으로 발표합니다. 이듬해 이태준의 도움으로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지만 독자들의 항의와 비난에 시달림으로 연재를 중도 작파합니다.

 

1936년에는 구본웅의 알선으로 창문사에서 일하면서 <시와 소설>창간호를 편집 발간하게 됩니다. 이후 단편소설 <지주회시, 날개>를 발표하면서 평단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이후 변동림과 결혼하여 경성 황금정에 신혼살림을 차렸으며 이듬해 단편소설 동해와 종생기를 발표합니다. 1937년 2월 이상은 사상 혐의로 동경 니시 간다 경찰서에서 피검된 후 한 달 정보 조사를 받아가 폐결핵 악화로 보석으로 출감된 후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 입원했다가 28세의 일기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상이 사망한 이후 1977년 이상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하고 있으며 2010년 부터 이상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생전에 발표된 작품과 사후 발굴된 작품을 포함하여 그의 문학적 세계를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서양의 훌륭한 문학가들처럼 이상 역시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비범한 시대를 살아간 인물입니다. 물론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에 졌지만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가치를 인정받는 우수한 작품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문학의 형식을 배제하고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였는데요. 당시부터 현대까지 그의 작품과 표현, 발상은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상과 같은 실험적인 작품을 쓰는 문학가가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서 그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절대적인 문학작품이 우리나라에서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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